1. 안녕달 작가 소개와 대표작
안녕달은 평범한 일상의 순간을 섬세하게 포착해 따뜻하고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아련한 감성을 독자의 마음을 울리는 한국의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안녕달은 마치 꿈속을 거니는 듯한 감각을 그림책 속에 담습니다. 특별한 기교나 화려한 장식이 많지 않지만, 깊이 있는 이야기와 그녀의 다정한 시선들이 담겨 있습니다. 안녕달의 작품세계는 마치 서랍속 깊숙이 넣어있던 오래된 사진첩을 보는듯한 느낌을 들게 하며 옛 추억과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그 안에는 새로운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어른들에게는 마음속에 잊고 있던 감정을 어린이에게는 포근하고 따스한 상상의 세계를 불러 일으키는 공간을 만들어 냅니다. 그녀의 글과 그림은 한편의 시처럼 읽히며, 조용하지만 강한 파도처럼 휘몰아 치는 감동을 선사합니다. 대표작 <수박 수영장>은 커다란 수박속이 거대한 수영장이 된다면? 수박의 붉은 속살을 가르며 수영하고 철벅철벅 물장구 치며 수박껍질로 신나게 미끄럽틀을 타며 즐겁게 수영 놀이하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담긴 책입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상상만이 아니라 햇빛 쨍쨍 내려쬐는 한 여름날, 수박을 한입 베어 불며 시원함을 느꼈던 아른한 기억, 친구들과 까르르 웃으며 물장구 치던 순간들이 겹쳐있습니다. 그녀는 그녀만의 시각적인 감각으로 누구나 한번쯤 품어 보았을 법한 상상을 아름답게 글과 그림으로 펼쳐 보였으며, 이 책은 여름날의 기억과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냈으며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는 책입니다. <할머니의 여름 휴가> 그림책은 휴가를 다녀온 손자가 할머니댁을 방문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손자가 할머니에게 선물해 주고 간 소라 껍데기 속으로 들어가보니 드넓은 바다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할머니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짧은 휴가를 다녀옵니다. 안녕달은 더운 여름날 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할머니를 위한 작은 위로와 감동을 글과 그림에 담아 표현했습니다. 안녕달의 그림책은 익숙하지만 낯설고, 따뜻하지만 살짝 쓸쓸한 감성을 품고 있으며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부드럽게 허물며, 어른과 어린이들을 그 속으로 조용히 초대합니다.
2. 인터뷰 에피소드
안녕달은 작품 속에서 조용히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편이고, 인터뷰에 자주 등장하는 작가는 아닙니다. 인터뷰에서도 군더더기 없는 담백한 말을 남기지만, 그녀가 건넨 이야기들은 마치 그녀의 그림책처럼 따뜻하고도 깊은 감동을 남깁니다. 한 인터뷰에서 <수박 수영장>의 탄생 배경을 묻자, 안녕달은 어릴적 여름날, 차가운 수박을 한입 베어 물면서 문득 '수박 속이 수영장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상상했던 순간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어린시절의 상상이 시간이 흘러 그림책이 되었을때, 그녀는 다시금 어린시절의 자신과 마주한 기분이 들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 그림을 그릴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나요? 하는 질문에 이야기가 먼저 떠오르기도 하고, 그림이 먼저 떠오르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그 안에 담긴 '기분' 같아요 라고 답했습니다. 그림책은 단순한 이야기나 이미지가 아니라, 책을 읽는 사람에게 어떤 기분을 남기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한장면, 한장면을 그릴때마다 그 감정을 섬세하게 살피려고 노력한다고 합니다. <할머니의 여름휴가> 그림책에서는 '이별'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단순한 슬픔을 표현한것이 아니라, 떠난 사람과의 따뜻한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과정이라고 했습니다. "이별은 슬프지만, 그 사람과 함께한 시간은 사라지지 않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조용하고 부드럽게, 하지만 단단한 마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그녀는 그림책처럼, 읽고 나면 오래도록 마음 한구석에 머뭅니다.
3. 작품세계
안녕달의 그림책은 한편의 오래된 꿈 같으며 잊고 있던 오래된 어릴적의 감정을 조용히 불러내며, 때로는 따스하게 때로는 아련하게 마음을 울립니다. 그녀의 작품이 틀별한 이유는 단순히 예쁜 그림이나 기발한 상상 때문이 아니며 그 속에는 한사람의 기억, 감정 그리고 시간들이 차분하게 스며들어 있습니다. 단순하고 담백한 그림속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하나하나 정성스레 놓인 색과 선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편안한 정서를 만들어 냅니다. <할머니의 여름 휴가>에서는 노란빛이 감도는 따스한 햇살, 푸르른 바다, 그리고 잔잔한 파도는 마치 따뜻한 기억 속 한 장면처럼 표현했습니다. 색의 온도가 감정을 담아내고, 그 안에서 독자들은 저마다의 추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안녕달의 작품이 더욱 깊이 다가오는 이유는 큰사건을 만들지 않는 이야기 방식때문입니다. 대신 아주 사소한 순간들을 깊이 들여다 봅니다. <수박 수영장>은 더운 여름날 단순한 상상에서 출발하지만, 그것을 풀어가는 방식이 독특합니다. 아이들은 실제로 수박속에서 수영을하고, 검은 씨앗처럼 둥둥 떠다닙니다. 아주 비현실적인 이야기지만, 책장을 넘길 수록 '어쩌면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는 기분이 들게 합니다. 어린시절 우리가 품었던 상상들이 그렇게 펼쳐지는 것입니다. <왜냐면...> 그림책은 아이들의 질문을 따라가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넓혀줍니다. 아이의 질문은 끝없이 이어지고, 모든 것이 궁금한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다시 보게 만듭니다. 이렇게 안녕달은 단순한 그림책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감정을 흔들고, 잊고 있던 감각을 불러내며, 때로는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그녀의 그림책은 어린이들을 위한 것이지만, 어른들이 펼쳤을때 깊은 여운과 감동으로 마음을 두드립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좋은 그림책이 가진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