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수지 작가의 어린 시절
이수지 작가는 어린이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한국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종이에 무언가를 끄적이는 것을 좋아했고 색을 칠하거나 선을 그리면서 혼자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즐기는 아이였습니다. 책을 좋아했지만 그림을 유난히 좋아해 글보다 그림이 많은 책을 더 오래 드여다보곤 했습니다. 그림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하고, 이것은 상상으로 이어져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현재 그녀가 글 없는 그림책을 많이 만드는 이유는 어린 시절에 했던 상상놀이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지도 모릅니다. 이수지 작가는 조용한 성격으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유심히 관찰해 시각적으로 뛰어난 아이였습니다. 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사물의 그림자가 길어지는 것을 세심하게 관찰했고 바람이 불면 나뭇가지가 춤을 추는 듯 보이는 것에도 관심을 가졌습니다. 이런 세심한 관찰력은 그녀가 <그림자놀이> 그림책을 만드는데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또한 이수지 작가는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종이를 오리고 붙이거나, 작은 인형을 만들어서 놀이하는 일이 잦았으며 장난감보다도 스스로 만든 것을 가지고 놀았는데 이것이 후에 그림책을 만들면서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시도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조용하지만 상상력으로 가득 찬 아이. 소소한 것에서 이야기를 발견하며 그것을 그림으로 그리면서 행복해했고 그런 경험들이 쌓여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그림책 작가 중 한 명으로 독창적인 표현방식과 실험적인 구성으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2. 대표작
이수지 작가 그림책의 특징은 단순히 이야기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한 권의 책이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느껴지도록 제작하는 데에 있습니다. 그녀는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으며 디자인과 회화를 접하면서 자신만의 표현방식을 발견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영국 케임브리지 스쿨 오브 아트를 졸업하며 본격적으로 그림책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그림책을 통해 표현할 것인가 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고 말한 적이 있으며 책은 하나의 정형화된 스타일에 머무르지 않고, 책마다 전혀 다른 기법과 구성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습니다. 대표작 <파도야 놀자>는 글이 없는 그림책으로 한 아이가 바닷가에서 파도와 노는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강렬한 이미지로 보는 사람들이 마치 바닷가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한 아이가 파도를 보고 조심스럽게 다가갑니다. 점점 용기를 내어 더 가까이 다가가 파도와 장난을 치고 넘어지기도 하면서 바다와 하나 되는 듯한 감정을 느낍니다. 마지막장면에서 아이는 다시 모래사장에 서 있지만 더 이상 바다가 낯설거나 두렵지 않으며 마치 바다와 친구가 된듯한 감정을 받습니다. 이 그림책은 파란색과 흰색 단 두가지색만 사용해 강한 대비를 통해 파도의 움직임과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연필과 수채화 기법을 사용해 거친 파도의 질감을 생동감 있게 그려냈으며 글 없이도 독자가 그림만으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도록 제작하였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닌 사실은 새로운 세계와 마주하는 용기를 담고 있습니다. 어른들에게는 어릴 적 바닷가에서 파도와 놀이했던 기억을 되살리고 깊은 여운을 남겨주었습니다. <그림자놀이>는 빛과 그림자를 활용해 아이들이 그림자를 보며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독특한 구성을 지닌 책입니다. 책을 넘길 때마다 그림자가 변화하며 마치 애니메이션처럼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3. 작품철학
이수지 작품은 독특한 그림책으로 해외에서 큰 주목을 받았으며, <파도야 놀자>와 <강이>는 국제 안데르센 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그녀는 좋은 그림책은 국경을 초월해 누구에게나 닿을 수 있다고 말했으며 앞으로도 새로운 방식의 실험적인 그림책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수지 작가는 그림책이 아이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예술의 한 형태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작품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그림책은 독자가 직접 참여해야 완성되는 이야기라고도 말했습니다. 작가가 모든 것을 설명하는 대신 독자가 그림을 보고 자기만의 해석을 즐기며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상상력을 넓히는데 큰 힘이 된다고 했으며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었습니다. 그림책을 통해 무엇을 말할 것인가 보다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하고 그 과정에서 기존의 그림책의 틀을 깨는 것이 바로 이수지 작가입니다. 단순히 예쁜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아니라 책을 통해 독창적인 예술경험을 만들어 가는 작가로 그녀의 책은 책이라는 틀을 넘어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그녀가 또 어떤 방식으로 그림책의 새로운 문을 열어나갈지 기대되는 작가입니다. 그녀의 그림책을 펼치는 순간, 우리는 마치 잘 짜인 한 편의 공연을 감상하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